오랜 시간 함께 했었던 가족과 친구를 남겨두고 혼자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심적으로 힘들다. 이것은 혼자 나와서 살아봐야지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진짜 자기 자신은 자기가 혼자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워홀이나 유학 생활을 하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귀국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그들을 전적으로 이해한다. 말이 통하지도 않고 생각대로 일이 쉽게 구해지지 않으면 점점 생활비는 바닥이 나고 결국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한국에 있는 돈을 끌어다 쓰면서 버티거나 돈이 없어서 돌아간다.
말이 통한다고 해도 개인의 성격이나 문화적이 차이로 인해서 외국인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행여, 어울린다 해도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란 쉽지 않다. 그냥 그날 하루 같이 어울려서 밥 먹고 노는 가벼운 사이가 될 수 있다. 본인이 평소에 진짜 몇 명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들만 만나고, 집에 있는 것 좋아하고 밖으로 잘 안 나돌아 다닌다면 나중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외로움을 느끼기 쉬울 수도 있다.
필자는 밴프에서 지내면서 사귀었었던 친구들이 전부 워홀러들이라 비자가 끝나서 결국 돌아가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밴프는 관광지로 알려져서 워홀 온 친구들이 너무 많다. 그때 진짜 마음도 터놓고 힘든 것도 얘기할 정도로 사이가 깊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되니 좀 많이 힘들었었다. 필자는 여러 명을 두루두루 만나기보다 가까운 친구를 몇 명 두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친구가 떠나니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뒤로는 그렇게 금방 헤어지게 될 친구를 깊게 사귀지 않게 되고 거의 혼자서 하는 활동들에 시간을 많이 보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내가 마음을 닫고 살았구나 싶다. 어차피 모두가 잠깐 왔다가 잠깐 살다가 가는 인생인데, 그 순간에 그 시간을 재밌게 즐겼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도 아예 마음을 닫고 지낸 것도 아니었고, 지금 다시 캐나다로 돌아온 친구도 있어서 다시 연락하고 만나게 되는 경우도 생겼다. 가장 최근에 일본인 룸메이트가 연락이 와서 다시 캐나다로 놀러 왔다고 만나자는데 너무나 반가웠다. 이렇게 인연이란 게 어떻게 이어질지는 모른다. 그러니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만일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해외 생활에 지쳐서 외롭다고 느낀다면, 나는 당신 곁에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혼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으나 늘 항상 당신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당신의 연락을 반가워할 한국에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외로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다르게 말하면 당신이 그들을 그리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외롭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면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가족들 혹은 친구들에게 연락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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